voskresni 2009. 1. 2. 18:16

누가 뭐래도 2008년 최고 이슈는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다.
전쟁과 금융 파탄의 폐허에서 미국은 이 섹시한 흑인 남자를 선택했고, 그는 변화하는 미국의 상징으로 전세계의 기대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구가 멈추는 날은 이런 외부적 상황과 상당 부분 맥을 같이 한다.
허무와 실망의 끝장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 SF 신파극이 약간이나마 흥미로운건 그런 이유에서이다.

1. 전쟁과 환경파괴로부터 지구를 구원하고자 외계로부터 키아누가 파견된다.
(꼭 이런 경우 주된 배경은 미국이 된다. 굉장히 현실적인 설정인 듯 ㅡㅡ)
"과연 인간은 폭력적이고 이기심만을 가진 구제불능의 존재인가?"
최종심판에 앞선 그의 물음이다.

2. 대강 짐작이 가는 두 부류의 인간들이 상징적으로 등장한다.
백인 여성과 그녀의 양아들인 흑인 소년(오호!), 그녀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는 이라크에서 사망했다(이런!). 그 전쟁의 장본인일 것이 분명할 전화기 너머의 대통령과 그의 명을 받들어 폭력진압 진두지휘하는 여성 장관, 상명에 죽고 하복에 사는 각종 군바리 집단(쯧쯧!).

3. 고민하는 키아누에게 제니퍼는 반복해서 외친다.
"우리는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변할거예요!", "우리에겐 기회가 필요해요!"
이에 우리의 네오, 메시아 키아누는 장렬히 화답한다.
"이런 착한 사람들!"


4년후 혹은 8년후 그들은 얼마나 변해 있을까.
경험적으로 봤을때 큰 기대는 안 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