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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8. 28. 00:58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뒤적이다 '작년, 오늘' 그러니까 정확하게 일년 전의 기록들을 발견했다. 여행이라 칭하기는 다소 짧은 여정의 일부였던 그 날, 내가 들른 곳은 포항 호미곶과 구룡포였다. 전후의 시간을 함께한 '아주 나이 많은 남자와 아주 나이 어린 여자'가 있기는 했지만 그 시간만은 유독 혼자였던 것 같다.

호미곳 해맞이 광장. '네 멋대로 해라'를 보신 분들은 분명히 '엇! 저거'라고 하실듯. 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제작된 '상생의 손'이라는 조형물이다.(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맞은편 육지에 '상생의' 상대가 되는 하나의 손이 더 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바다 한 가운데 솟아있는 손이라는 설정 자체가 무척이나 생경하다. 육지의 대리석 위에 놓여진 손의 상승하는 듯 압도적인 느낌과는 달리 침잠하는 듯한 절박함에 더욱 마음이 간다. 상생의 손이라는 작품명은 다소 넌센스인듯.


구룡포. 포획한 물고기들을 배에서 저장창고로 옮기는 일종의 컨베이어 시스템인듯 하다. 영일 수협, 혹시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로 시작하는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라는 노래를 아시는지. 꽤 오랫동안 방파제에 가만히 앉아 바다만 바라봤다. 하늘과 수평선이 접하는 곳에 낚시바늘을 던지듯 시선을 담그고 있노라면 더할 수 없이 마음이 평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