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4. 1. 21:36
[시간이머무는자리]
평소에도 급하고 불같은 성격으로 빨리빨리를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친구 녀석이 지버릇 개주기는 아까웠던지(그는 개 혹은 멍 등으로 통한다) 대학 문턱을 넘어서기 무섭게 결혼을 한단다. '서둘러' 결혼하는 친구 덕에 나 역시도 '한발 앞서' 유부남 친구가 생긴다는 설레임에 들뜨는건 어찌할 수가 없다.
그녀를 만날 것이다. 자그마한 손을 내저으며 아름다운 미소로 하객들의 입가를 환하게 물들일, 그녀는 생의 가장 분주한 하루를 앞두고 있다. 식의 주인공이자 신랑 신부의 제일가는 중매쟁이로서.
맑디 맑은 그녀의 눈망울은 대사를 앞둔 초조함과 불안함보다는 부푼 설레임을 초롱히 빛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그녀는 내일 하루를 빛이 바랜 사진 한장의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방그레 사진 속 자신을 들여다보며 의아해하겠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