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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1. 03:38
폭압적 독재자. 잔인한 학살자. 광포한 전쟁광.

히틀러를 설명하는 수사가 거칠고 험악해질수록 그에게 보낸 독일 국민의 열광과 지지라는 또 다른 사실은 망각되는 경향이 있다. 전쟁과 학살의 동조자이자 직접적 수행자였던 당대의 상당수 독일인들에게 부여되는 역사적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안타깝게도 히틀러와 나치는 정권을 탈취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선거라는 형식으로 모아진 독일 국민의 정치적 선택이었다. 패전의 상실감과 대공황의 파괴적 여파 속에서 부국강병에 대한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그들에게 독일 국민은 뜨겁게 화답했다.

물론 선거를 통해 집권한 히틀러는 민의와 법의 이름으로만 통치하지 않았다. 미디어를 통해 치밀하게 여론을 조작했고, 강압적 사회분위기 조성과 이데올로기 교육을 통해 대중의 사고와 행동 반경을 축소시키고자 했다.

이런 식의 위험한 정치행태가 지난 세월 다양한 형태로 반복된 바 있음을 몸으로 겪어온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해부터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다행인건 결정적인 순간마다 드러나는 저들의 무능과 무식함이고,
혹시나 두려운건 우리의 체념과 무감각이다.